장디자인아트는 1월 13일(금)부터 2월 4일(토)까지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다양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는 나안나, 시치, 이영욱, 임준성, 한지훈, Ato Song, Drol, K.whale 등 국내외 8인의 그룹전 《Otherworld》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그 경계에서 생성되는 직관적 사유를 개성 있게 표현하는 작가들의 작업들을 조명하며, 이를 통해 동시대 작가들의 역동적인 상상의 세계를 경험하고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나안나 NAH Anna
(b. 1987, Lives and works in Seoul)
조선의 문인화나 민화에서는 물고기를 다산(多産)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긴 것과 달리 현대사회에서는 주로 사람의 먹거리로만 치부되는 점을 주목하며, 물고기에 대한 동경과 연민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초상화 시리즈는 당연하다 여겨지는 기억될 가치조차 갖지 못하는 흔한 죽음에 대한 기록이며, 마치 존재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 그 죽음들의 상상의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치 Sitch
(b.1989, Lives and works in Seoul)
작가는 자신의 심상이 세상을 만들어내며, 이것이 모든 이미지와 언어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며, 언어의 한계를 인지하고 그 한계점의 빈틈을 찾아 작업으로 연결하여 작업하고 있다. 작품 <꼴: Shape>은 보이는 것은 마음에서 나오며, 이는 텅 빈 마음으로 볼 때 비로소 모든 것을 깨닫게 되고 참 형상을 볼 수 있다는 작가의 메세지를 전달한다. <때: Time>은 작가 자신을 시간으로 지칭하며, 자신에게 보이는 모든 형상은 시간으로 움직이며, 이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만물이 자신과 함께 공존할 수 있음을 표현한다. <우주: Cosmos>은 자신은 우주 안에 살지만, 자신이 우주를 품고 있음을 상징하며, 안과 밖은 단어일 뿐 만질 수 없는 것으로, 이로써 나 자신은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는 우주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영욱 YI Younguk
(b.1991, Lives and works in Seoul)
작가는 작품을 통해 성을 터부시하는 사회적 관습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억압시켜 놓았던 성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가상의 인물들을 유쾌한 방식으로 패턴화하여, 자유로운 의식을 이끌어낸다. 이는 위선적이고 진부한 사회규범을 허물고 확장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한편, 정렬되어 있는 패턴 이미지는 가상의 인물들이 본능을 은폐하고 그 속에서 안락을 즐기는 모습도 담고있다. 이렇게 작업은 이중적인 의미를 내포하며 현대인들이 사회구조를 벗어나려 저항 하기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척하면서 욕구를 남몰래 분출하는 모습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담고 있다.
임준성 LIM Junsung
(b.1995, Lives and works in Seoul)
작품 <Structuralism>은 외장, 내장의 대비와 구조를 통한 기계적 미학을 표현한 의자다. 자동차 엔진과 알루미늄 프레임 사이의 구조적 관계와 본래의 역할이 제거되어 재구성된 각각의 요소들은 기계 장치에서 연상되는 다양한 상상과 색다른 아름다움을 담아낸다.
한지훈 HAN Jihoon
(b.1990, Lives and works in Seoul)
이미지를 구현하는 단계에서 0과 1로 구성된 디지털 이미지의 처리 방식을 차용하여 디지털 신호체계에 활용되는 수학의 미적분 규칙을 적용한다. 디지털에서 비롯된 비물질 이미지의 형성 방식을 아날로그 세계로 유도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감각을 활용하여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재정립하고자 한다. 작업의 공정은 디지털 이미지의 출력 값이 산출되어 생기는 오차와 차연을 차용하고 있다. 대중에게 익숙한 시각적인 요소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선별하여, 테이핑 또는 종이접기 방식으로 해체와 재구성을 반복하며 표현하고, 이로 인해 작품을 구성하는 이미지 또한 서로의 연결고리가 되어 시각적 연상 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아토송 Ato Song
(b.1992, Lives and works in Seoul)
개인적인 기억과 현실, 삶에 대한 애착으로 가득한 화면은 끊임없이 내러티브를 생성하며, 작가가 그간 경험한 고독과 치유의 순간들을 개성있는 조형언어로 선보인다. 작가는 삶의 다양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기억들을 화면 곳곳에 녹여냈으며, 이는 온전한 추상의 영역에서 관객에게 다양한 내적 경험과 사유를 제공한다. 작품 <Therapy>는 어린시절 심리상담에서 창문은 크고 깨끗하게 그리는 것이 정상이라고 인지했던 이분법적인 사고를 비판하며, 다양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작품 <State of Mind>는 작가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그 당시 직관적으로 사유되는 그 모든 것을 작품에 표현하며 즐겁고 자유롭게 작업했다고 한다.
드롤Drol
(b.1986, Lives and works in Seoul)
프랑스 출생인 드롤은 랩, 힙합, 고전 만화, 카툰 등 서브컬처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작품 <Temple of Mood>는 전통과 현대의 만남으로, 다른 두 개의 생물이 합쳐진 신비로운 작업이다. 작품 속 전통을 상징하는 해태는 해치라고도 불리는데, 선악을 판단하는 한국 신화의 전설적인 동물이다. 작가는 해태 조각상의 형태와 표면의 질감을 회화작업에 옮겨 놓았다. 현대를 상징하는 푸들은 16세기말 프랑스 루이 14세의 애견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당시 유럽에서 오리 사냥개로 활용되었을 당시 견주들이 푸들을 사냥에 어울리는 용맹한 사자를 떠올릴 수 있는 ‘라이언컷’으로 손질하였다고 하는데, 작가는 이에 착안하여 작품에서 용맹스러운 푸들의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형상은 푸들을 연상하게 하지만, 표면은 해태의 질감으로 표현되어 작품은 전통과 현대에 대한 교차를 보여주는 작업으로 완성된다.
케이웨일 K.whale
(b.1984, Lives and works in Seoul)
작가는 현대사회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우리에게 잊혀진, 또는 필요가 없어진 물질에 대해 탐구하며, 이를 다시 재조합, 변형하여 추상적이고 구조적인 형태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 <기생조명: 寄生照明>시리즈는 기본 기능인 밝음을 이루려는 어떠한 무명(無名)의 조명(照明)과 이에 기생한 여러 물질들을 직관적 미학으로 재조합하고, 그 빛을 통해 한데 엮인 물질들이 기존에 가진 기능, 형태, 색상 등을 재정의 함으로써, 생명을 다한 대칭의 형태를 가진 물질과 그것의 기존 정의가 가진 지루함을 탈피하고 이로써 작가가 보이려는 새로운 균형을 구축한다.